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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초고층 빌딩 더 짓자”

[조선일보 2006-07-05 02:51]




시정개발硏 전문가 설문
74%가 찬성 “도심 상징성·토지효율 높여”
반대측은 교통혼잡·일조권 침해 등 우려

[조선일보 최홍렬기자]

서울에 초(超)고층 건물을 짓는 일이 옳은 것일까, 아닐까. 근래 잠실 제2롯데월드나 상암동 DMC 랜드마크 등 100층대, 높이 수백ｍ의 빌딩들이 추진되면서 초고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효용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전문가 74% “찬성”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건축·도시계획 전문가 80명을 대상으로 한 ‘10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전문가 의견조사’ 내용을 4일 발표했다. 결론은 73.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는 것. 부정적 의견은 26.3%였다.


다만 초고층을 건립하되, 주거용(6.8%)보다는 업무용(93.2%)으로 짓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초고층이 필요하다고 본 가장 큰 이유는 ‘랜드마크로서 도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상징성도 강화된다’는 것. 이어 ‘토지이용 효율이 높아진다’,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의 순이었다. 주거용으로 짓자고 답한 사람들은 토지이용 효율성이 높아지는 점과 직주(職住) 근접에 따른 편리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짓지 말자는 응답자들은 ‘교통혼잡과 환경오염’(40.9%), ‘일조권 침해를 비롯한 주변 환경과의 부조화’(34.1%) 등을 우선적으로 걱정했다.



◆“복합용도로 개발해야”


시정개발연구원 주관의 대담에서 황기연 홍익대 교수는 “초고층 건물은 새 관광명소로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상업기능을 활성화시켜 서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자훈 한양대 교수는 “업무시설 중심으로 건설하되, 상업시설·문화시설·호텔·컨벤션센터에 도심형 고급 주거기능도 가미한 형태로 복합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승환 연세대 교수는 “건물이 단순히 초고층이어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초고층이 도시 발전에 도움되려면 용도·형태·지역상황 등이 충분히 감안돼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서울에 7개, 6개 건물은 추진 중


서울에는 현재 초고층 빌딩이 5곳에 7개 있다. 여기에 5곳에 6개 건물이 공사 중이거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서 ‘초고층’이란 ‘높이 200ｍ 이상, 또는 50층 이상’인 건물을 기준할 때 얘기다.


2000년 이전에 건설된 여의도 63빌딩(60층·249ｍ), 삼성동 무역센터(54층·228ｍ), 역삼동 스타타워(45층·204ｍ)는 모두 업무용 빌딩이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완공된 도곡동 타워팰리스(59~69층·209~261ｍ), 목동 하이페리온(69층·206ｍ) 등은 대개 주거용이다.


초고층 건축이 가장 활발한 곳은 여의도. 서울시는 다국적 금융회사인 AIG와 함께 지난달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54층(270ｍ)짜리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착공식을 가졌다. 통일주차장 부지에 들어서는 ‘파크원’에는 72층(302ｍ)과 59층(226ｍ)의 오피스타워가 건설된다.


잠실 제2롯데월드(112층·555ｍ)는 현재 서울시가 건축심의 중이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는 120~130층(540ｍ) 높이의 랜드마크가 2010년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철도공사도 용산역 남측 철도기지창 부지에 100층(350ｍ)짜리를 지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