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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중학생, 강남,목동 지역 고등학교 갈수 있다

현재 서울시내 중학교 2학년 학생은 강북에 거주하더라도 강남지역의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또 최대 4곳까지 원하는 고교를 지원할 수 있게 되는 등 서울시 고등학교 배정 방식이 크게 바뀌게 된다.

서울시 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학교군 설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2일 발표했다. 변경되는 제도는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0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서울시 고교 배정 방법은 현 '거주지 강제배정'에서 '선지원 후추첨'으로 변경된다. 학생들은 3단계에 걸쳐 고교를 배정받는다. 1단계로는 서울 전역의 고교 중 2개를 지원해 추첨을 통해 학교가 결정된다. 강북지역 거주학생도 얼마든지 강남고교에 입학할 수 있는 셈이다.

1단계에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은 현행 11개 학교군(일반학교군)에 따라 거주지 학교 중 2곳을 지원할 수 있다. 2단계에서도 학교를 배정받지 못할 경우 추첨을 통해 거주지 인근지역 학교에 강제로 배정된다.

학생들로선 고교선택권이 그만큼 넓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고교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기피 학교'로 낙인찍힐 수 있게 돼 학교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학교 선택과 배정 방법

크게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에서 학생들은 서울의 전체 학교(단일학교군) 중에서 2개교를 골라 지원할 수 있다. 지원 후 추첨을 통해 학교별로 모집 정원의 20~30%가량을 배정하게 된다.

1단계에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2단계에서 거주지 학교군(일반학교군)의 2개교를 선택해 다시 지원한다. 이 단계에서 학교별로 모집 정원의 30~40%를 추가로 배정한다. 따라서 지원이 많은 학교는 1,2단계에서 전체 정원의 60~70%를 확보하게 된다.

1,2단계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학교는 크게 4곳이다. 1단계에서 선택한 학교를 2단계에서 다시 고를 수 있다. 예컨대 서대문구에 사는 학생이 1단계에서 이화여고를 지원했다가 배정받지 못할 경우 2단계에서 다시 이화여고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같은 단계에서 동일한 학교 2곳을 선택하지는 못한다.

1,2단계에서 지원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3단계를 통해 학교가 결정된다. 3단계에서는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 추첨방식이 적용된다.

◆31개로 확대되는 학교군

3단계 고교 배정을 위해 학교군도 현행 11개 학교군에서 31개로 늘어난다. 거주지를 중심으로 나눠진 현행 11개 학교군은 '일반학교군'으로 유지된다. 여기에 서울시내 전역을 포괄하는 '단일학교군(1개)'과 거주지 학군과 인접 학군 2곳을 묶은 '통합학교군(19개)'이 새로 만들어진다. 통합학교군은 현행 거주지학군에다 인접한 지역 학군을 묶은 것이다.

예를 들어 휘문고등학교는 기존처럼 '강남학교군'에 소속되지만 '단일학교군'에도 포함된다.

또 강남ㆍ강동 통합학교군,강남ㆍ동작 통합학교군,강남ㆍ성동 통합학교군에도 속한다. 이 같은 방식에 따라 학교를 묶는 단위가 총 31개로 늘어난다. 서울 전체를 서로 배제적인 31개 학교군으로 쪼갠다는 뜻은 아니다.

단일학교군은 1단계 지원에서,일반학교군은 2단계 지원에서,통합학교군은 3단계 추첨ㆍ배정에서 각각 활용된다. 이에 따라 3단계에서 고교를 배정받을 경우 강남학교군 소속 학생이 동작학교군으로 갈 수 있게 되므로 통학거리가 길어질 수 있다.

◆학생 및 학교에 미치는 영향

학생들에게는 학교선택권이 그만큼 넓어진다. 강북지역 학생도 얼마든지 강남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추가 입시 부담은 없다. 이러다보니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개편안에 대해 대부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중2 아들을 두고 있다는 송모씨(43ㆍ서울 영등포구 문래동)는

"강남이나 목동, 중부의 유명 고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며 "앞으로는 아이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갈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니냐"고 반겼다.

그렇지만 강남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은 아이 교육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왔는데 다른 지역 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게 돼 다소 못마땅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고교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학생들이 기피하는 학교로 낙인 찍힐 경우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수업의 질을 높이거나 프로그램을 특성화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북구 영훈고등학교의 정영택 교장은 "지원으로 학교를 선택하게 되면 애교심이 생기고 선생님들이 열정을 가지고 수업하게 되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elee@hankyung.com

입력: 2008-09-03 09:42 / 수정: 2008-09-03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