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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하천 안양천…시민이 살려냈다

시민들 하천 순찰전담반, 수질오염 감시

英전문가 "연어 돌아온 템즈강의 한국판"

‘죽음의 하천’이었던 안양천이 살아났다.

시민과 안양시의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물고기와 철새가 돌아오고, 인근에서 조깅을 하는 등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

안양천을 찾은 외국의 환경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어·숭어가 돌아왔다’는 영국 템스강의 한국판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 지난 13일 오전  안양천에서 새들이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14일  기아대교와 제2경인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트럭들 굉음 사이로 “꽉~꽉” 하는 새 울음이 들려 왔다. 깝짝도요새,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까지 눈에 띈다. 

 

경원대학교의 지난 12일 조사에 따르면 안양천을 찾는 겨울 철새는 13종 2400여마리. 죽었던 안양천이 이제는 수도권의 새로운 철새 도래지가 된 것이다.

강 둔치에 마련된 자전거 도로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와 조깅을 즐기는 시민들이 끊이지 않았다. 철새를 관찰하던 김광원(57·)씨는 “다시 새를 보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10여년 전인 1992년 BOD 66.7 으로 ‘죽은 강’이 됐던 바로 그 강이다.

강 살리기엔 시민이 먼저 나섰다. 1992년 안양 최초의 환경 단체인 경기환경문제연구소가 200여명의 회원으로 출범했다. 이성섭(65) 연합회장은 “당시 안양천이 전국에서 가장 오염된 하천이었다”며 “수량이 적어 오염물질이 쌓이는 문제 등을 계속 시에 제기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들을 제시하는 등 시민활동을 통해 안양천을 살려냈다”고 말했다.

 

12개 단체 800여명의 회원으로 불어난 환경단체연합회는 15명의 전담반을 구성해 시청과는 별도로 안양천 주변을 매월 세 차례씩 순찰하고 있다.

‘안양천 지킴이 명예감시단’도 적극적이다. 1998년 출범한 감시단은 현재 회원 121명으로, 무보수로 매일 구역을 나눠 하천 주변을 순찰한다. 허수형(55) 환경위생과장은 “홍수 나 악취가 나면 주민들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 제보한다”며 “시민의 안양천 사랑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도 ‘안양천 살리기 기획단’을 구성해 수질 개선, 건천화 방지, 자연형 하천 조성 등 ‘안양천 살리기 종합 계획(2001~2010)’에 지난해까지 2500억원을 썼다.

기획단 권순일(45) 팀장은 “안양천의 수질 개선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고기 종류도 늘어나 생태계 스스로 자생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가 안양천을 둘러봤다.

 

그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가에 한국의 노력을 소개하겠으며, 한국은 환경에 돈을 제대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