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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제 10년만에 부활

조선기자재 호황 수출 호조…신발산업도 기지개








지난 14일 부산 녹산산업단지에 있는 중견 단조 전문업체인 태웅. 작업 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근로자들의 바쁜 손놀림으로 작업장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부산지역 경기가 풀리고 있다는 것을 반영이라도 하듯 쇳덩이는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회사의 허용도 사장은 "올 들어 대폭 늘어나고 있는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올 초 가열로와 열처리로 등 생산시설을 많이 보강했다"며 "하반기에는 대형 프로젝트도 추진중이어서 올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최근까지 10여 년간 장기 불황 속에서 움츠러들기만 하던 부산 경기가 요즘 기지개를 켜면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조선 기계류 수출이 잘되는 데다 내수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9억달러를 돌파했고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항 물동량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등 곳곳에서 경기회복 움직임이 느껴지고 있다.

녹산산업단지의 A조선기자재 업체의 경우 최근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선 경기가 호황을 계속 이어가면서 물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 대표 김 모 사장은 "올 들어 수출은 물론 내수 물량까지 계속 증가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2009년까지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이런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소비재를 생산하는 업체에서도 느낄 수 있다.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발의류업체 학산의 경우 올 들어 5월 말까지 매출이 50%나 증가했다.

이원목 대표는 "종합 스포츠 브랜드인 `비트로(VITRO)`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의류는 50%, 신발은 30% 정도 증가했다"며 "스포츠용품 시장은 3~5월이 성수기이고 무더운 6~8월은 비수기인데 올해는 6월 들어서도 상당히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내수 시장이 얼어붙어 많이 어려웠는데 올 들어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경기가 어렵다면 스포츠용품 구매는커녕 여가를 즐길 새도 없을 텐데 시민들의 지갑이 열린 것을 보면 그만큼 경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3분기 부산지역경기 전망지수가 5분기 만에 기준치(100)를 뛰어넘은 데다 2분기 실적지수는 20분기 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지표상으로도 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부산지역 227개 제조업체(상시 종업원 20명 이상)를 대상으로 실시한 `3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 분기 99보다 상승한 101로 나타났다. 제조업 BSI가 기준치 100을 넘기는 것은 지난해 2분기 이래 처음이다.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조선ㆍ조선기자재, 자동차 부품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증시 활황, 연말 대선 효과로 내수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 △지역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등이 꼽혔다.

박남률 부산상의 조사홍보팀장은 "수출과 내수가 같이 호전되면서 부산 기업들에 모처럼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며 "게다가 증시 활황에 따라 유동자금이 풀리고 중국과 미국 등의 기존 수출국 외에 싱가포르 및 동구권과의 교역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5시 부산항 신선대부두.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차량들이 굉음을 내며 바쁘게 출입구를 드나들고 있다.

임성택 운영팀장은 "올 들어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특히 중국으로 기항하던 선박이 부산항으로 돌아오면서 물동량이 예년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어났다"며 "물량이 예상보다 너무 많이 늘고 있어 컨테이너를 쌓는 장치장이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부산항 물동량이 개항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부산항도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4월 부산항 물동량이 개항 이후 처음으로 110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단위)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환적화물 처리량도 사상 처음으로 50만TEU를 넘어서 올해 부산항 환적화물 물동량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부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을 잠정 집계한 결과 114만4000TEU로 지난해 4월보다 13.6%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수출입 화물은 62만9000TEU로 지난해 4월보다 10% 늘어났으며 환적화물은 51만5000TEU로 지난해보다 19%나 크게 늘어났다.

환적화물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부터 부산시가 컨테이너세를 폐지하면서 부산 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화물이 눈에 띄게 늘어난 데다 국내외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환적화물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부원 BPA 마케팅팀장은 "동북아 환적 중심항으로서 부산항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으므로 물동량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국내외 선사들이 부산항 이용을 지속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항만서비스와 생산성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수출액은 처음으로 9억달러를 돌파해 경기 호황에 더욱 탄력을 더하고 있다.

부산ㆍ경남본부세관은 부산 소재 기업들의 지난달 수출액이 9억300만달러로 사상 처음 월간 수출액이 9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 들어 지난달까지 지역 기업의 수출 누계액은 4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세관은 지난달 수출액의 78%를 차지하는 중화학공업품의 지속적인 수출 증가로 전체 수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한병남 부산세관 통관지원과장은 "중국과 일본, 미국과의 교역이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싱가포르 및 동구권과의 교역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역 기업들의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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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5 17:31:08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