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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고분양가 아파트 이제 `찬밥`
대형 매수세 실종·고가 분양 미달 속출

서울 목동9단지 55평형에 사는 최 모씨(48)는 올 들어 매주 부동산중개업소 사장과 만나 `집 팔기 대책`에 돌입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분양가 인하 대책에 특히 대형 아파트는 매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시세(25억~26억원)보다 1억원 싸게 내놨지만 전화 한 통 없다"며 "유일한 보물이던 집이 이제는 애물단지"라고 말한다.
올 들어 기존의 고가ㆍ대형 아파트나 주변 시세를 웃도는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뚝 끊겼다.

`비싼 아파트일수록 더 오른다`는 그 동안의 통념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 대형 아파트는 애물단지 = "중소형 아파트야 기타 금융권을 이용해 조금 무리하면 매수하겠지만 대형 아파트는 요즘 같으면 누가 사겠어요."(압구정동 S중개업소 사장)
실수요자들의 외면으로 대형 아파트가 안 팔리고 있다.
6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권 40~5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거래는 물론 문의 자체가 없다.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대형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해 11월 3.6%에서 올 2월 0.2%로 뚝 떨어졌다.

◆ 고분양가 안 통해 = 청약시장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높은 고분양가가 올 들어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해 파주 운정지구 등 일부 고분양가 아파트가 선전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5일 청약에 나선 서울 평창동 롯데캐슬 로잔은 1순위 청약에서 대부분 평형이 미달 사태를 겪었다.
공급물량 총 110가구(66~85평형)에 청약 접수는 단 8건.
같은 날 인천 연수구 송도 더 프라우 주상복합아파트는 청약 첫날 전 평형이 1순위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 11.36대1을 기록하는 등 평균 7.66대1로 접수됐다.
같은 날 `극과 극`의 결과가 나타난 것은 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캐슬 로잔의 평당 평균 분양가는 2450만원 선으로 주변에 비교 대상 아파트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분양가라는 지적이다.
송도 더 프라우는 50평형대 평균 분양가가 1310만원 선으로 주변 시세(1700만~1800만원 선)보다 많게는 5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 비싼 중개수수료 아껴볼까 = 올 들어 대형 및 고분양가 아파트를 마다하는 알뜰 실수요자가 늘면서 중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직거래 사이트도 덩달아 범람하고 있다.
일부 부동산 사이트는 매도자에게서만 수수료를 받아 반값 중개수수료를 내세우고 있고 금융권들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직거래 코너를 개설해 놓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부동산 처분신탁 서비스` 등 유사 중개 행위까지 하고 있다.
[문일호 기자]
ⓒ 매일경제 2007.03.06 16:32:01 입력